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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노을 - 아날로그 센티멘탈리즘 | 내일은 노는 토요일이니까

화이-Fi 2026. 6. 2. 09:41

이 글은 파란노을의 '아날로그 센티멘탈리즘' 가사와 개인적인 감상을 정리한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화이입니다. 오늘의 추천곡은 파란노을(Parannoul)의 <Analog Sentimentalism> 입니다.

 

스피커로 처음 들었을 때는 꽤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믹싱이 거칠고 소리들이 서로 겹쳐 있어, 보컬이 악기 속에 묻혀 있는 듯 들리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가사가 잘 들리지 않아 적응이 쉽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앨범이 영향을 받았다는 슈게이징 장르 특유의 표현 방식이라고 생각하니 받아들이기 편했던것 같네요. 선명하게 전달하기보다 소리를 흐릿하게 겹쳐 향수나 우울 같은 감정을 만들어내는 장르니까요. 물론 지금도 노이즈가 상당히 강한 편이라고 느끼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거친 질감 자체가 이 앨범의 정서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Analog Sentimentalism>은 제목 그대로 '아날로그 감상주의'에 대한 노래입니다. 필름카메라, 브라운관 TV, 콜팝, 슬러시, 문방구, 놀이터 같은 풍경들이 쏟아져나고, 특히 후반부의 독백은 누군가의 일기장을 몰래 읽는 것처럼 구체적이고 생생해서 듣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자기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마지막 가사인 "만약 이 모든 게 꿈이라면 다시는 깨고 싶지 않을 거야"는 그래서 더 애틋하게 들립니다. 단순히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 품고 있었던 꿈과 설렘까지 함께 돌아보고 싶어 하는 마음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미 지나갔다는 걸 알면서도, 한 번쯤은 다시 돌아가 보고 싶은 시간들이 있으니까요.

 

 

앨범 소개

파란노을 (Parannoul) -[To See the Next Part of the Dream]
 
저는 아직까지도 처음 들었던 국내 인디 음악가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의 음악은 해외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유행했지만, 너무나도 아마추어스럽고 난해했습니다. 그 다음 들었던 음악가는 제 음악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이상하리만큼 홍보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그들은 모두 인터넷에서 자취를 감춘 채, 자기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 존재하지 않았던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근처 골방에서 홀로 레코딩을 하고 지인들에게 데모 앨범을 나눠준 뒤, 동아리에서 후배들과 친구들과 함께 밴드를 결성하는 모습. 낭만이 있었던 2000년대 초반 홍대 클럽에서 몇 안되는 관객들과 밤낮없이 공연한 다음 하루하루를 계획없이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
 
저는 그렇게 누군가에게 평생 기억되고 회자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아무리 시대착오적인 꿈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 저만의 사소한 흔적들을 조금이라도 남기고 싶습니다.
 
이 앨범은 그러한 저의 꿈에 대한 대답인,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이 큰 탓에 몸만 커버린 어른아이와도 같은 사람에 대한 앨범입니다. 
 
노래가 많이 시끄러우니 볼륨을 낮춰주세요. 감사합니다.

 


 

 

가사

 

그날 만났던 당신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나요


필름카메라에 담겨진
행복했을때의 우리들
일상속에 녹아들어간
아날로그 센티멘탈리즘


그날 다같이 보았던 영화
당신은 지금 기억하나요


필름카메라에 담겨진
행복했을때의 우리들
일상속에 녹아들어간
아날로그 센티멘탈리즘


6교시가 끝나고 교문 밖을 나오면
바로 보이는 분식집에서
콜팝과 슬러시를 사먹고
그 옆의 조그만 문방구에서
뽑기도 하고


오락기기로 친구들과 놀다가
돈이 떨어지면 해가 저물때까지
놀이터에서 시간을 때운 다음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나면
브라운관 티비가 나를 반겨줬어


늦게까지 깨어있어도 괜찮아
내일은 노는 토요일이니까


만약 이 모든게 꿈이라면
다시는 깨고 싶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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