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시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화이-Fi 2025. 6. 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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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도 지지 않고 / 미야자와 겐지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의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을 갖고
욕심은 없이
결코 성내지 않고
언제나 조용히 웃고 있는
하루에 현미 사홉과
된장국과 조금 야채를 먹고
모든 일에
타산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잘 보고 들어 이해를 하고
그리고 잊지 않고
들판의 소나무 숲 그늘
작은 초가집에 살아

동쪽에 병든 아이 있으면
가서 간호해 주고
서쪽에 피곤한 어머니 있으면
가서 그 볏짚을 져 주고
남쪽에 죽어가는 사람 있으면
가서 두려워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해 주고
북쪽에 싸움과 소송 있으면
부질없는 일이니 그만두라고 말하고

가뭄이 들었을 때는 눈물을 흘리고
추운 여름은 허둥지둥 걸어
모든 사람에게 멍청이라 불리고
칭찬받지도 않고
걱정시키지도 않는
그런 사람이
난 되고 싶다
 
나무무변행보살
나무상행보살
나무다보여래
나무묘법연화경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정행보살
나무안립행보살
 
 

— 『 비에도 지지 않고 』, 미야자와 겐, 언제나북스 , 2021
 
 


 
 
『비에도 지지 않고』는 자연의 고난과 세상의 어려움 속에서도 욕심 없이, 조용히, 남을 도우며 살아가고자 하는 바람을 담은 시입니다.

묵묵하고 따뜻한 삶의 자세가 느껴져요.
 
일본 드라마 『중쇄를 찍자』를 통해 알게 된 시인데요.

회사 다닐 때 힘들고 지칠 때마다 이 시를 자주 읽었습니다.

기도문인 것 같기도 한 이 시의 담담함이 좋았습니다.

괜찮은 사람이고 싶었고, 이렇게 살고 싶다고 자주 생각했습니다.

내 삶의 작은 지침 같은 시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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